미국 연구진의 발견: 치매 전단계 ‘경도인지장애’, 저용량 리튬으로 언어 기억력 저하 늦춘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소규모 임상 시험을 통해 저용량 리튬 복용이 경도인지장애를 앓는 노인의 언어 기억력 감퇴를 늦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고령화가 심화되는 한국 사회에서도 치매 예방을 위한 기존 약물의 재발견은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조울증 치료제의 새로운 신경 보호 가능성 탐색
리튬은 수십 년 동안 조울증 치료에 사용되어 온 약물이지만, 최근에는 단순한 기분 조절 이상의 신경 보호 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교 정신과 교수이자 노인 정신과 전문의인 아리엘 길덴저스(Ariel Gildengers) 박사는 이전 연구에서 리튬을 장기 복용한 노인 조울증 환자들이 뇌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신경 보호 효과가 기분 장애가 없는 일반 노인의 인지 저하 예방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엄격한 임상 시험 방식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연구팀은 리튬이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기에 충분한 잠재력을 가졌는지 입증하기 위해 정밀한 뇌 영상 기술과 바이오마커 분석을 동원했습니다.
2개년 임상 시험을 통한 언어 기억력 유지 효과 확인
2024년 8월에 종료된 이 2개년 임상 시험은 60세 이상의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무작위로 저용량 리튬 투여군과 위약 대조군으로 나뉘었으며, 매년 고해상도 뇌 영상 촬영과 인지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그 결과, 리튬을 복용한 그룹은 알츠하이머 초기 단계에서 가장 먼저 손상되는 영역인 언어 기억력(단어와 문장을 회상하는 능력)의 감퇴 속도가 위약군보다 현저히 느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알츠하이머의 핵심 바이오마커인 아밀로이드 베타 양성 반응을 보인 참가자들에게서 리튬의 보호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관찰되었습니다. 뇌 영상 분석 결과 기억에 중요한 해마 부위의 크기는 두 그룹 모두에서 감소했으나, 언어 기억력 테스트에서의 유의미한 차이는 리튬이 특정 인지 기능 유지에 생물학적 신호를 주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저용량 요법의 안전성과 차세대 임상 시험의 과제
이번 연구에서 리튬의 또 다른 중요한 성과는 안전성 확인입니다. 고령층은 약물 부작용에 민감할 수 있으나, 정밀한 모니터링 하에 진행된 저용량 리튬 요법은 우수한 내약성을 보였으며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음이 입증되었습니다. 길덴저스 박사는 리튬이 이미 소실된 기억을 되살리는 것은 아니며, 인지 기능의 ‘악화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파일럿 연구의 성과를 바탕으로 더 대규모의 확증 임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향후 연구에서는 최신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 검사를 활용해 아밀로이드 상태를 미리 확인하고 참가자를 모집함으로써, 리튬이 알츠하이머성 신경 퇴행을 실질적으로 지연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결정적인 해답을 찾을 계획입니다.
이번 소규모 임상 결과는 저용량 리튬이 경도인지장애 노인들을 위한 안전하고 경제적인 치료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향후 대규모 연구를 통해 구체적인 임상 가이드라인이 확립된다면 치매 예방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