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진 발표, 매일 챙겨 먹는 멀티비타민이 생물학적 나이를 4개월이나 늦춘다?

미국 매스 제너럴 브리검(MGB) 연구팀은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 시험을 통해 매일 멀티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하는 것이 세포 수준의 노화 지표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고령화 사회가 심화되는 한국에서도 건강한 노년을 위한 보충제 활용의 유효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생물학적 연령을 측정하는 ‘에피제네틱 시계’
사람의 나이는 보통 생일로부터 계산하는 ‘역연령’으로 측정하지만, 실제 신체의 노화 정도는 개인에 따라 큰 차이를 보입니다. 70세임에도 청년처럼 활기찬 사람이 있는 반면, 같은 나이임에도 신체 기능이 크게 저하된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가 바로 ‘생물학적 연령’입니다.
이번 연구는 외적인 젊음이 아니라 DNA에 붙는 화학적인 표식의 변화를 이용한 ‘에피제네틱 시계(Epigenetic Clock)’를 활용해 노화 지표의 변화를 측정했습니다. 연구진은 매일 멀티비타민과 미네랄을 섭취했을 때 이러한 유전자 수준의 노화 지표가 실제로 변화하는지를 정밀하게 분석했습니다.
미국 COSMOS 임상 시험의 설계와 대상
연구팀은 대규모 임상 시험인 ‘COSMOS 시험’의 부수 연구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조사 대상은 평균 연령 약 70세의 고령자 958명으로, 여성 482명과 남성 476명이 참여하여 성별 균형을 맞춘 대규모 표본을 구성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무작위로 네 그룹으로 나뉘었습니다. 첫 번째 그룹은 멀티비타민·미네랄과 코코아 추출물을 모두 섭취했고, 두 번째는 멀티비타민만, 세 번째는 코코아 추출물만, 마지막 네 번째 그룹은 모두 위약(플라세보)을 섭취했습니다. 연구는 총 2년간 진행되었으며 시작 시점과 1년 후, 2년 후에 혈액을 채취해 변화를 추적했습니다.
멀티비타민 섭취를 통한 노화 지연 효과 확인
연구진은 PCHannum, PCHorvath, PCPhenoAge, PCGrimAge, DunedinPACE라는 5가지 주요 노화 지표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멀티비타민·미네랄을 섭취한 그룹은 5가지 지표 대부분에서 노화 진행이 느려지는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PCGrimAge와 PCPhenoAge 지표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저하가 확인되었습니다.
이를 종합하면 2년간의 멀티비타민 섭취가 생물학적 노화를 약 4개월 분량 늦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드라마틱한 회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노화의 속도 자체를 완만하게 만들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2026년 3월 9일 자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이 성과를 게재했습니다.

미량 영양소 보충의 중요성과 코코아 추출물의 결과
이번 연구에서 멀티비타민과 미네랄이 선정된 이유는 고령자의 경우 식사량 감소나 흡수 능력 저하로 인해 미량 영양소가 부족해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결핍을 보충함으로써 노화 지표에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가설이 실험을 통해 뒷받침된 것입니다.
반면, 심혈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어 함께 조사되었던 코코아 추출물(플라바놀 함유)은 이번 연구에서 측정된 5가지 에피제네틱 시계 지표에서는 유의미한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노화 속도 제어 측면에서는 멀티비타민과 미네랄의 보충이 더 직접적인 연관성을 보였습니다.
이번 연구는 규칙적인 멀티비타민 섭취가 고령층의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며, 특히 이미 노화가 진행 중인 이들에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